[전자신문] '호모 헌드레드' 이끄는 광주 의료헬스케어산업
의학 발달과 생활환경 개선 등으로 인간 수명이 연장되면서 평균수명 100세인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앞두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테크노파크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2002년부터 의료헬스케어산업을 육성해왔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광주는 전국 제1의 의료헬스케어산업 집적지로서 뿌리를 탄탄히 내리고 있다. 기업수와 매출, 고용인원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치과·바이오·광의료·정형외과·코스메디케어·안과 등 의료산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 광주의료헬스케어산업 육성 배경과 추진 과정, 효과, 향후 계획 등을 살펴본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에 진입했다. 2017년 고령사회(14% 이상)에 들어섰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 이상)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광주도 올해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2028년이면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노인인구의 빠른 증가로 노인건강 문제 해결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아프지 않으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는 '건강 100세'를 추구하고 있다.
의료산업은 조선과 자동차 등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과 고용유발효과,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다. 국가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고 바이오헬스 육성을 추진하는 등 의료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추세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의료산업 패러다임이 융합의료기기 개발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의료관광시장이 급속히 확대하고 코로나19 여파로 'K-방역' 'K-바이오' 등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테크노파크가 의료헬스케어산업 육성에 뛰어든 것은 고령화와 질병구조 변화, 국민 의료비 지속 증가에 따라 의료산업 중요성이 커지고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는 의사 수, 병원급 의료기관 수, 병상 수, 최첨단 의료장비 수 등 의료자원이 풍부하다. 인근 전남을 포함해 힐링과 치유 등 웰니스 의료 관광자원 인프라가 전국 최상위 수준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광주가 생체의료용 소재부품 산업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지방자치단체·기업지원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업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
광주시는 2002년부터 광주테크노파크에 임플란트 재료인 타이타늄을 연구·개발하는 타이타늄센터를 운영해왔다. 전남대·조선대 등 지역 대학과 손잡고 치과용 부품 업체를 지원했다. 2000년대 초반 생체의료용 소재부품에 대한 규제가 무척 까다로워 다른 지역 의료기업은 생산을 포기했다. 하지만 광주 의료기기 제조 기업들은 끝까지 매달렸다.
광주 의료산업은 크게 △생체의료 소재부품 △첨단혁신의료기기 △치매·고령친화 및 화장품 산업으로 구분한다.
생체의료 소재부품은 안과·광학의료기기를 비롯 정형외과, 치과 등의 인공관절이나 임플란트처럼 생체조직 회복을 위한 소재와 부품을 말한다. 생체에 무해하고 적응하기 쉬운 성질을 지닌다.
광주테크노파크 타이타늄센터는 2018년 생체소재부품센터로 확대했다. 치과, 정형외과, 안과광학의료기기, 생체흡수성 소재, 화장품 산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 대학과 병원, 연구기관, 기업과 함께 제품 개발에서부터 임상 적용까지 시행하고 있다.
첨단혁신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능동형 초소형 의료기기로 인체 진단·치료·약물 전달 수행 기능의 마이크로의료로봇산업과 창업과 기술실용화를 지원하는 병원 중심의 개방형 실험실, 치과 경조직 바이오인터페이스 연구센터, 난치성 만성통증 극복기술 개발, 심혈관 환자맞춤형 차세대 정밀의료기술 선도연구센터 구축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치매·고령친화 분야에서는 뇌연구 기반 치매예측기술개발과 치매코호트 멀티모달 데이터 적용 실증 기반 구축,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코스메디케어산업 육성 및 실증센터 구축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의료헬스케어산업 육성으로 2002년 매출액 2억원, 고용인원 22명 수준에 2개에 불과한 관련 기업이 2019년 기준 매출 6725억원, 고용 3810명, 사업체 수 463개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외지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수출액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의료산업이 고용 유발형 지식기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테크노파크는 의료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정부가 2038년까지 5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나섰다. 광주에는 종합대학이 운영하는 의과, 치과, 한의과병원이 각각 두 군데가 있다. 전남 화순전남대병원과 녹십자 등과도 인접해 있으며 반경 40km 이내인 전북 정읍 안정성평가연구소와도 협력해 의료 전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과 임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중심 도시로 향후 7400억원에 달하는 AI펀드를 투자해 AI의료기기, 생체소재 및 인공장기 중심의 첨단의료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시는 광주를 의료산업 매출 2조3000억원, 고용 9000명, 기업 2000개, 2023년 의료관광객 1만3000명 유치 등 '2030 글로벌 메디 시티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의료헬스케어산업을 광주의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면서 “의료 분야 핵심기관과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산업 다각화와 고도화, 규모화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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